OTT 애니메이션 공개 후 인기 만화책
서울--(뉴스와이어)--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가 최근 만화책 판매 동향과 트렌드를 살펴봤다.
흔히 ‘덕후’라고 불리는 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만화’가 최근 보편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54.3%의 압도적인 20대 예매율로 지난해 예스24 티켓 판매 1위를 차지한 ‘이토준지 호러하우스’를 비롯해 ‘원피스’, ‘드래곤 볼’ 등으로 알려진 슈에이샤 대표 만화의 굿즈를 모은 더현대 ‘점프샵’ 팝업 성황까지 비주류에서 주류가 된 만화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이러한 경향에 힘입어 만화책 판매량도 2025년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에 따르면 2023년 돌풍을 일으켰던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원작 ‘슬램덩크’의 인기로 만화 분야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 소폭 감소했던 판매량은 OTT 애니메이션 원작 만화 등 신간 출간의 영향으로 2025년 상반기(1.1~4.10) 전년 동기 대비 13.8% 반등했다.
◇ 만화계 ‘큰손’된 1020세대…5년 전 대비 1020세대 만화책 구매자 비율 2배 증가
특히 모바일 웹툰이 익숙한 1020세대가 실물 소장을 위해 종이 만화책을 구매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예스24 집계 결과, ‘만화/라이트노벨’ 분야의 1020세대 구매 비율은 최근 6년간 매년 꾸준히 상승했으며, 올해는 5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올라 전체 만화 구매자 3명 중 1명을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2020년 1% 미만에 불과했던 10대 구매자 비율은 올해 10%대를 기록하며 알파 세대에 부는 만화책 열풍을 입증했다.
◇ 만화 시장 베스트셀러도 1020세대가 이끌어… ‘팬텀 버스터즈’ 등 최신작 인기
1020세대의 영향력은 베스트셀러 순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만화/라이트노벨’ 분야 베스트셀러 1~5위 구매자 연령대 분석 결과, ‘팬텀 버스터즈 2’, ‘사카모토 데이즈 20 트리플 특전판’, ‘사카모토 데이즈 19 트리플 특전판’,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42’ 4권 모두 1020세대 구매 비율이 60%를 넘기며 20대와 10대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30여 년 가까이 연재되며 3040세대의 열성적인 지지를 얻는 ‘원피스 ONE PIECE 110’와 ‘열혈강호 92’를 제외하면 모두 비교적 최신작인 점도 눈에 띄었다.
예스24 권문경 만화/라이트노벨 PD는 “최근 만화 시장의 베스트셀러는 콘텐츠의 최전선에 있는 1020세대의 손에서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며 “과거 만화의 경우 일부 마니아층이 향유하는 콘텐츠로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 몇 년 간 다양한 애니메이션 영화·시리즈가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1020세대에게 일상적 콘텐츠로 자리잡은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 OTT에서 보고, 만화책으로 소장하자… ‘사카모토 데이즈’,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인기
독자들은 OTT로 접한 애니메이션 원작을 직접 소장하기 위해 만화책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길어진 ‘방콕’ 생활로 OTT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급증한 2020년 이후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을 먼저 시청한 후 원작 만화책을 찾는 독자들이 늘고 있다.
2025년 ‘만화/라이트노벨’ 베스트셀러 2위와 4위를 차지한 ‘사카모토 데이즈’의 경우 올해 1월 애니메이션이 공개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화려한 액션신과 기발한 세계관으로 확보한 기존 팬층의 구매와 더불어 애니메이션 OTT 공개 이후 대중의 지지를 받아 원작 만화책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애니메이션 7기가 공개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도 큰 사랑을 받으며 올해 ‘만화/라이트노벨’ 베스트셀러 5, 6위에 자리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OTT 공개 시점과 원작 만화의 ‘베스트셀러 줄 세우기’ 시점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2021년 ‘귀칼붐’을 불러일으켰던 ‘귀멸의 칼날’ 시즌 1 OTT 공개 이후 원작 만화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2021년 ‘만화/라이트노벨’ 분야 베스트셀러 1위부터 24위를 모두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2022년에는 ‘스파이 패밀리’와 ‘체인소 맨’, 2023년에는 ‘최애의 아이’ 등이 애니메이션 공개와 함께 만화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를 장악한 바 있다.
◇ 굿즈 선점을 위한 ‘예약판매’ 오픈런… 1020세대 사로잡은 한정판 만화 굿즈 전쟁
이와 함께 초판 한정판·굿즈 한정판 등 스페셜 에디션을 출간하거나 서점별로 상이한 굿즈를 제공하는 등 특별한 ‘굿즈’의 존재도 만화책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만화 일러스트를 활용한 △책갈피 △포토 카드 △키링 △아크릴 스탠드 등이 대표적이며, 소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정 출시돼 예약판매 첫날부터 ‘오픈런’ 현상을 빚을 정도다. 실제로 올해 ‘만화/라이트노벨’ 분야 베스트셀러 10위권 도서 모두 오픈 첫날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SNS ‘밈’이 되면 판매량도 함께 상승하는 공식… ‘여학교의 별 4’ 출간 동시 종합 2위 등극
각종 취미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덕질’하는 팬들이 많이 모인 X(구 트위터) 등 SNS에서 ‘밈’으로 화제된 만화의 판매량이 상승하기도 한다.
SNS를 통해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작가로는 구매자 중 50% 이상이 20대일 정도로 젊은 세대 내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와야마 야마’가 있다. 작가의 데뷔작 ‘빠졌어, 너에게’ 속 한 장면이 X에서 57만회 이상 조회되는 유명한 ‘밈’이 되는 등 특유의 과장되지 않은 건조한 유머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으며 판매를 견인했다. 2024년 출간된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上’과 ‘여학교의 별 3’의 경우 모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지난 4월 2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여학교의 별 4’는 출간과 동시에 4월 2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등극하며 올해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